[고객과의 대화-84]벌초 가는 길 작성일Date: 2012-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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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과의 대화 No.84(2011.09.08) 벌초 가는 길 내일 이른 새벽 벌초를 위해 오늘 기차에 오릅니다. 튀어나갈 듯, 엔진 소리만 요란한 KTX 안에서 갑자기 두 가지의 생각이 교차합니다. 일단 벌초 가는 일이 귀찮고 무엇보다도 비탈진 산을 한참 올라야 있는 산소를 떠올리니 닥쳐 올 팔 다리의 고단함에 겁이 납니다. 기차에서 그냥 내려 버릴까? 바쁜 일이 생겼다고 또는 몸살이 났다고 연로하신 부모님께 정말 죄송한 척 전화 드리고, 젊고 튼튼한 아우들에게 떠 넘겨 버릴까? 하지만, 곧 다가오는 추석 연휴 때 고향 갈 일이 걱정됩니다. 몇 안 되는, 건장한 자손으로서 무슨 낯으로 성묘를 갈 것인가...... 육체의 고단함과 하지 않았을 때의 후회! 머리 속은 복잡하기만 한데, 더 이상 고민할 여지를 주지 않는 기차의 출발이 ‘차라리 다행’스럽습니다. 막상 떠나고 나니, 내 할 일을 다할 수 있게 되었다는 뿌듯함이 생겨납니다. 부끄러웠던 고민을 전혀 한 적이 없는 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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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어이가 없지만, 갑자기 경영이라는 것도 벌초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쁜 와중에도 수고를 아끼지 않고 벌초에 참여했던 자손이 추석날 많은 친지들 앞에서 당당하게 막걸리 한 잔 할 수 있는 것처럼, 이런저런 이유로 웃자란 풀을 베듯 오늘 독초를 제거하지 않으면 내일의 후회는 피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2011년 8월 27일 벌초를 위해 고향 가는 기차에서 쓴 것입니다.) 며칠 후면 추석이군요. 늘 그렇지만 이번 명절도 안전하고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웃자란 풀을 베듯 내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 요소들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되는 휴식과 재충전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2011년 9월 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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