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의 대화-155] 피할 수 없는 예정된 전쟁 작성일Date: 2018-10-15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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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예정된 전쟁
요즘 미국과 중국의 통상 마찰을 두고 투키디데스 함정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투키디데스는 헤로도토스와 함께 서구 역사학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인물로, 스파르타 연합군과 아테네 연합군이 그리스 세계의 패권을 둘러싸고 벌인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전쟁이 필연적이었던 것은 아테네의 부상과 그에 따라 스파르타에 스며든 두려움 때문이다.”
미국의 정치학자 그레이엄 엘리슨은 작금의 미, 중 간 통상마찰의 원인을 “중국의 경제적인 눈부신 부상과 그에 따라 미국에 스며든 두려움 때문이다"라고 진단하고 이를 ‘투키디데스 함정’이라고 불렀습니다. (source : ┏예정된 전쟁┛, 그레이엄 엘리슨 지음, 정혜윤 옮김)
그러나, 투키디데스 함정에 해당하는 일이 비단 국가간에만 벌어지겠습니까? 기업 세계에서는 그저 일상일 뿐입니다.
중위권 반도체 기업이 성장하면 상위권 기업은 대대적인 생산량 증대와 가격 인하로 모든 기업을 역마진 경쟁 모드로 몰아넣곤 합니다. 삼성 휴대폰의 시장점유율이 올라가자 애플은 전대미문의 특허소송으로 삼성의 세계화 전략에 족쇄를 채우고자 했습니다. 아시아 자동차 기업들이 가격 우위를 바탕으로 수출량을 늘려나가자 유럽 기업들은 친환경 규제 강화를 로비하여 진입장벽을 올렸습니다.
화상회의 업계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날까요? 그렇습니다. 이 업계에서도 전쟁은 수시로 일어납니다.
요즘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부상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 기업은 Office365에 포함된 Skype for Business와 Teams를 무기로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하드웨어 방식의 화상회의 선두주자이지만 근래 소프트웨어 방식을 강화하고 있는 시스코도 WebEx를 중심으로 PC 기반의 다양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패러다임 변환기의 고점을 지나고 있는 화상회의 업계 에 전운이 드리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이 전운은 소프트웨어 방식이 화상회의 시장을 압도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전보다 훨씬 진하고 넓게 형성될 것입니다. 오랜 시간 이 시장에 촘촘하게 그물망을 펼쳐온 거대 소프트웨어 기업과 하드웨어 시장에서 누려온 1위 기업으로서의 영광을 새로운 시장에서도 그대로 이어가려는 종합 네트워크 기업이 양 진영의 대표주자이기 때문입니다.
분명한 것은 건우씨엔에스를 포함하여 이에 연관된 모든 기업들에게도 피할 수 없는 변화를 강요받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30년 가까이 이어졌던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결말은 어떠했을까요?
스파르타가 이겼지만 쌍방간의 피해는 너무나 컸고 이는 결국 그리스 세계의 종말로 이어졌습니다. 국가든 기업이든 경쟁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공멸의 길보다는 상생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길에서 싸우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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